언제였는지 잘 기억은 안나는데,

아마 학부 때였던 것 같다.

교양수업이었는지 뭐였는지 모르겠는데

막간을 이용해서 이 영화를 봤던 기억이 있다.

그 후에 언젠간 봐야지 봐야지 하다가 드디어 본 영화.


내용은 크게 두 줄기.
미국에 프랑스 가정 요리를 널리 알린 줄리아와,

그 줄리아가 쓴 요리책에 나와있는 요리를 1년 동안 전부 만들어 보기로 한 줄리라는 미국인.


줄리아의 이야기는 줄리아가 프랑스로 발령받은 남편을 따라 프랑스로 간 뒤부터 시작한다.

그 전까지는 별로 하는 일도 없고 따분히 지내던 줄리아가 르꼬르동블루에 들어가면서부터 요리에 흥미를 갖기 시작하더니

마지막에는 프랑스에서 친해진 다른 두 사람과 미국인을 위한 프랑스 가정식 요리책을 출판하게 된다.

물론 그 사이에 여러 우여곡절들이 일어나지만 마지막에는 출판사로부터 견본책을 받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줄리는 911테러 이후 거기에 관련된 복지사업기구에서 일하는 미국인으로,

친한 친구들이 다들 잘나가는 것을 보며 일종의 스트레스 해소 겸 줄리아의 책에 있는 요리를 만들기 시작한다.

블로그에 그 진행상황을 적어가는 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그 블로그가 점점 유명해지면서 신문과 인터뷰도 하는 등 삶에 크게 자리잡게 된다.


영화 보면서 난 줄리랑 줄리아가 한 번은 만날 줄 알았다.

그야 줄리는 줄리아의 엄청난 팬이고, 줄리아 책에 있는 요리를 하면서 본인도 뭔가 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으니까.

하지만 줄리아는 줄리의 이야기를 듣고는 별도 탐탁지 않았는지(직접적으로 나오진 않고 아는 기자를 통해서 줄리에게 이야기가 전해졌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게 된다.

그것 때문에 잠시 슬럼프에 빠지지만, 그래도 마지막 요리인 오리를 통째로 요리하는 것까지 완수한다.


내용은 정말 별거 없었다.

서로 다른 시간대를 살아간 두 여자가 요리를 통해서 자신의 자아를 되찾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는데,

이게 뭐라고 엔딩 크레딧 올라가는 걸 보면서 나도 모르게 울었다. 하하.

사람들이 인생영화로 이러이런게 있어요~ 하는걸 볼 때마다 인생영화란게 뭘까 싶었는데

이런게 그 인생영화에 해당하는거 아닐까 싶다.


그리고 여담이지만,

줄리아 이야기에서 두 가지 재미있는 점을 발견했다.


하나는 줄리아가 영어로 적힌 프랑스 요리책을 찾던 서점.

그 서점은 비포선셋에서 주인공 두 사람이 재회한 서점이었다.

간판도 그대로여서 바로 알아봤다.


두 번째는 줄리아의 남편.

얼마 전에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봤었는데,

거기서 마지막 부분에 메릴 스트립에게 통수를 맞게되는 부하직원으로 나오던 사람이 줄리아의 남편과 같은 사람이었다.

생각지도 못했는데 나오길래 처음에는 잘못봤나 했지만 다시 봐도 그 사람이 맞았구요...ㅋㅋㅋ

두 영화에서 두 사람 다 너무 다른 성격으로 나오는게 재미있기도 하고, 배우란 역시 대단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영화 보면서 이런거 발견하는 것도 영화를 보는 재미 중 하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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