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92

홍학의 자리 / 정혜연

※ 스포일러 신경안쓰고 적는 글이니 추후 읽을 예정이시라면 글 안 보시는거 추천 인터넷에서 보고 궁금하긴 했는데 읽을 방도가 없어서 제목 기억만 하고 있다가 친구가 밀리 구독하고 있다길래 살짝 끼어들어서 봤다.읽기 전부터 반전이 있다는건 알고 있어서 읽는 내내 그게 대체 뭘까 생각하면서 읽었음.생각해보면 내가 반전을 알고있다는 사실이 나를 옭아맨 것 같긴 하지만. 읽는 내내 범인 후보도 엄청 바뀌었다.처음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누군가였다가 김 선생이었다가 김 선생 부인이었다가 절친이었다가하여간에 대체 누군지 읽는 내내 궁금했지결국엔 김 선생이었지ㅋ 익사까지는 그렇게 놀랍진 않았다.솔직히 주인공 초반부터 너무 별로였어서 (미자랑 성관계하면서 ㅋㄷ도 안써, 확신도 안줘, 심지어 유자녀기혼남이야, 그를 설명..

이야기/책 2024.09.21

로미오와 줄리엣 / 유니버설발레단

관람일시: 2024년 5월 10일캐스트줄리엣: 서희로미오: 다니엘 카마르고 원래는 캐스트 신경 하나도 안쓰고 스케쥴 상 시간 되는 날짜에 맞춰 가서 공연 당일에 캐스트를 확인하는 편인데정말 유일하게 캐스트만 보고 냅다 예약해버린 공연.그리고 정말 만족해서 보고 왔다.가녀린데 힘있다는게 이런 느낌이구나 싶었고 다른 공연들도 보고싶어졌다. 어쩌다보니 로미오와 줄리엣을 자주 보는 거 같은데 (작년에도 봤고 이 공연 다음에 또 봄)각각 다른 형태의 로미오와 줄리엣이어서 그 사이의 다른 점들을 비교하며 보는 재미도 있는 듯. 그리고 기사들의 춤을 정말 원없이 듣고와서 그것도 좋았다.

이야기/공연 2024.06.06

인어공주 / 국립발레단

관람일시: 2024.05.01캐스트시인: 변성완인어공주: 조연재왕자: 이재우바다마녀: 곽동현공주: 곽화경 디즈니 인어공주보다 안데르센 원작 인어공주에 초점을 맞춰서 제작했다는 극.작중 시인이 그 안데르센을 나타내는 캐릭터라고 한다. 처음에는 엄마랑 같이 보려고 했지만시놉시스를 아무리 읽어봐도 이건 엄마랑 같이 보면 (전혀 다른 의미로) 안될 것 같은 데다가원래 계획하던 일정도 완전히 틀어져서 결국 혼자 보게 되었는데혼자 봐서 더 좋았던 공연이었다. 사진 상에 보이는 물결무늬의 빛이 수평선과 파도를 나타내고 그걸로 지상과 수중을 구분하는 연출이 인상적.그리고 수중의 인어들을 보여주면서도 무대 천장에 배 모형이 지나가도록 만들어서왕자가 저기 있구나 하는 걸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것도 좋았다. 극은 시인이 짝사..

이야기/공연 2024.06.06

백조의 호수 / 국립발레단

관람일시: 2024.03.29캐스트오딜/오데트: 안수연지그프리트: 허서명로트바르트: 변성완작년에 현대버전으로 각색한 건 관람 했었는데 기존 버전으로 본 건 이번이 처음인 듯.원래 로트바르트는 마법사로 알고 있었는데 여기선 지그프리트의 어두운 내면으로 표현되었다고 한다.그래서 로트바르트가 마치 지그프리트의 그림자처럼 똑같이 움직이는 장면이 좀 더 납득되었음. 지그프리트의 어두운 내면이 로트바르트라고 한다면,사실 지그프리트는 엄청 대단한 마법사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그리고 두 사람이 같은 동작을 하는 부분에서마치 오딜과 오데트처럼 지그프리트와 로트바르트도 똑같은 외형이면 재미있을 것 같던데문제는 쌍둥이 발레리노가 흔하진 않을 거 같단 거겠지.체형만이라도 비슷한 두 사람이 춘다면 그것도 괜찮을 듯...

이야기/공연 2024.06.06

웃는 남자 / 빅토르 위고

예상과 다른 결말에 좀 놀랐음.사실 여주가 죽을 거란 예감은 처음부터 들긴 했는데 (처음 등장할 때부터 죽을 운명이란 느낌)둘이 그렇게 죽고못살더니 그렇게 단박에 따라갈줄이야.돈, 권력, 명예, 심지어 목숨까지 다 버리고 사랑을 택했다는게 굉장히 인상적이었다.돈이랑 권력이랑 명예는 원래 그의 것이었으나 한평생 손 안에 없다가 끝의 끝에서야 다시 돌려받은 거긴 했지만... 계속 그 무리 안에 있었다고 해도 과연 그게 그의 것이라고 할 수 있었을까 싶긴 함.  사실 빅토르 위고 소설은 첨 읽었는데 배경설명이 너무 길어서 주인공 두 사람 나오는 장면을 손꼽아 기다렸다처음에는 그 이야기들이 배경을 설명하는 이야기라는걸 알아채지 못해서 대체 왜 이런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가 나올까 했는데결국 그 모든 이야기들이 하..

이야기/책 2024.06.01

신곡: 지옥 / 단테 알리기에리

현대사회는 즐길거리가 넘쳐나는 곳이니 사실 좀 지루하긴 한데,내가 만약 1200~1300년 대 이탈리아 사람이었으면아는 사람 실명이 잔뜩 나오는데 얘는 이래서 지옥갔고 쟤는 저래서 지옥갔고 걔는 그래서 지옥갔다 그러고환상문학처럼 묘사해놓아서 진짜 신나게 읽었을 것 같은 소설(정확히는 장편서사시). 다만 지금의 내가 읽기엔1. 일단 다른 자극적인 행위들보다 덜 자극적인 내용에2. 종교적인 내용과3. 당시 이태리 사회에 대한 내용이 너무 많이 들어가있어서 한 번에 머리에 안들어온다는게 문제.그리스로마신화 부분은 그래도 알겠는데백 당이 어쩌고 흑 당이 어쩌고 할 때마다 얘가 어느 파였더라...하고 생각을 하게 되는 데다가 모르는 인물들로 넘쳐나서(중세 이태리 사 알게 뭐람)처음에는 각주 하나하나 다 읽다가 지..

이야기/책 2024.06.01

리처드 도킨스의 진화론 강의 (2016)

원제는 불가능의 산을 오르다Climbing Mount Improbable여기서 말하는 불가능의 산은 '현재' 우리가 봤을 때 말도 안되게 정교하게 발달한 부분을 이른다.가장 대표적인 예시가 눈.다윈이 처음 진화론을 발표했을 때 그걸 반박하는 데에 가장 많이 언급된 기관이 눈이라고 한다. 불가능의 산은 앞에서 보면 한 번에 절대로 올라갈 수 없는 깎아지른 절벽처럼 보이지만사실은 그 뒤에 매우 완만한 경사로가 존재한다는 것,그리고 그 경사로를 오르는 것이 진화라고 서술되어있다. 경사로를 오르는 방법은 여러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똑바로 올라갈 수도 있고, 가는 동안 좀 더 편해보이는 길이 있어서 그 쪽으로 이동할 수도 있다.그렇게 방향을 바꿔서 올라간 불가능의 산의 정상은,이전에 가던 길과는 전혀 다른 형태..

이야기/책 2018.01.17